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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nogun
유년기의 끝 hit: 38
 Company
 시공사
 Writer
 아서 c. 클라크
 Translator
 정영목
 

아이작 아시모프(issac asimov), 로버트 앤슨 하인라인(robert anson heinlein) 과 더불어 sf소설계의 '빅 스리(big three)' 라 불리우는 '아서 c. 클라크(arthur c. clark)' 의 1953년 작이다.

이 책을 읽게된 경위는 아마도 허지웅이 어딘가에서 추천 도서로 꼽아 읽게되지 않았나 라는 기억이다.

나름 내가 알고있는 몇 안되는 지인들 중 가장 강력한 sf 소설류의 팬이라 자처하고 있는 나지만, 클라크의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2001: a space odyssey)' 조차 제대로 읽어보지 않은(심지어 영화도 맥없이 지루해서 보다 꺼버림. 남은 건 인간을 위협하는 인공지능, 'hal' 뿐) 걸 보고 해당 장르에게 조금 미안함이 들었다(왜?).

그래서 이 참에(?) 좋은 기회다 싶어 냉큼 구해서 읽어보았는데
역시 아서  c. 클라크는 생각보다 많은 대중매체에 그 sf적 영향력을 끼치고 있구나 싶었다.


이 소설의 주된 내용은 가열되어 가던 미국과 소련의 '우주 경쟁' 에 경종을 울리듯, 어느날 하늘에 어마어마한 우주 선단이 등장해,
인류를 '좋은 길' 로 인도한다는 이야기이다.
(오버로드의 주요 외형은 우리가 늘 인지하고 있는 '악마' 의 모습과 똑같다)

우리가 여지껏 보아온 sf영화들에 나와서, 뻔히 예측할 수 있는 외계 지성과의 '최초의 접촉' 시 발발되는 전쟁이나 생사를 건 전투, 인류의 목숨을 담보로한 액션씬 따위는 단 한 컷도 나오지 않는게 이 소설의 특징 되겠다.

인류 스스로 '오버로드' 라 명명한 그 외계 생명체는 아주 합리적이고 평등한 방식으로 인류에게 일종의 '유토피아' 를 선물하는데 그게 고작 한 세기에 다 이루어진다.
우리 손으로 만들었지만 언제 무너질지 몰라 전전긍긍하고 있는 핵원료나 군사무기들은 전부 폐기되며,
오버로드들의 과학력을 빌려 전 지구인이 하늘을 지배할 수 있게 되고,  
(지구 내에서만)못 가는 곳이 없으며
무인 시스템으로 돌아가는 공장 덕분에 거의 무상으로, 모든 인류가 원하는 걸 언제든지 손에 넣을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한다.

외계인들이 '공짜' 로 준, 어느 것 하나 모자랄 것 없는 '신세계' 지만 인류는 손 하나 까딱 하지 않고 배부른 돼지가 된 덕분에 철학이나 종교같은,
정신적인 학문과 더불어 예술계통은 거의 붕괴 수준으로 마모되고 오직 쾌락과 오락에만 집중하는 이상한 종족이 되어버린다.

하지만 전혀 심각하지 않은게, 그런 상황에서 인류는 거의 모든 이들이 의구심 하나 갖지 않고 당연한(?) 이치마냥 오버로드들의 그 가르침을 전부 수용하기 때문.
(극적으로 획일화되어만 가는 인간의 감정이나 감성 따위에 거나하게 반기를 드는 아나키스트적인 캐릭터도 이 소설엔 없다)

그렇게 100여년 동안 꿀만 빨다가 인류는 새로운 '진화' 의 시대를 느닺없이 맞이하게 되는데
과거(?) 부터 인류의 거의 모든것을 관찰하고 지도해온 오버로드들이 유독 경계심과 호기심을 품었던 인류의 초자연적인 '신비주의',
아주 머나먼 어느 별에서 미지의 지적 생명체인 '오버마인드' 가 인류가 지닌 그것의 능력과 가능성을 염두해 자신의 수하인 '오버로드' 들을 지구로 파견시킨 셈이다.
그렇게 '새로운 인류' 는 지구를 파괴시키고 오버마인드가 존재 하는 곳으로 웜홀을 타고 떠난다.


어떻게보면 굉장히 달콤한 소설일 수 있겠으나 인류의 우주에 대한 호기심을 가로막는 오버로드의 뜬금없는 출현은 아크릴 통에서 사육되는 햄스터와 다를 게 없어 보였다.
주는대로 받아먹고 생각하는 게 한정되는 인류는 관대하고 온화한 독재자에게 이성적인 조건부 전체주의를 강요당한다.
그리고 인류는 일종의 기니피그마냥 새로운 도약(진화) 을 위한 발판 정도로 쓰이며 마치 '너희 세대가 가기 전에 살이나 찌우렴' 하고 젖과 꿀을 주는 모양새다.

문제는 거기에 반기를 드는 이들이 몇 있지만 인류와 오버로드들 간의 문명과 기술, 정신의 현격한 격차로 인해 이렇다 할 데미지 조차 줄 겨를도 없게 인류를 그렸다는 거다.
마치 '신' 으로 그려지는 오버로드들도 사실은, 오버마인드라는 더 어마어마한 지성체에게 이용당하고 있는 '하인' 에 불과하다는 클라크의 견해는
인류라는 종족이 얼마나 하찮고 자잘한 생명체인지 일깨워준다.

엔딩에 가서야 저 요상한 제목의 실체를 만나게 되는데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아기가 각성할 때 까지 어디 하나 튀어나오지 못하게 잘(?) 양육한다는 이유로 제목이 '유년기의 끝' 이라 지어졌다.

1953년에 발표된 본작을 시작으로 작가는 해가 갈수록 발표하는 장편 소설들에서 우주의 지적 생명체들을 거의 신에 가깝게 그리며 인류와 절대 싸움조차 되지 않는 존재로 그렸다는데
자꾸 헤괴한 유사신학으로 갈거면 나머지 작품들은 굳이 감상하지 않아도 될 터다(단편들은 모르겠다만).


그래도 작가의 이름값은 하는게, 나름 인류의 새로운 한 세기를 그려낸 작품(그래서 주인공이 좀 많음) 이라서 오버로드가 출현하는 광경이라던지 '최초의 접촉' 으로 가는 길목, 그리고 sf소설의 백미인 '미래 기기' 를 목도하는 장면들은
여타 무수한 오락용 sf영화들보다 훨씬 재미있고 흥미롭다.

특히 un사무총장 '스톰그렌' 과 오버로드측의 인류 감독관인 '캐렐런' 의 이야기가(영화로 안만들어 지려나?).
곧 개봉 예정인 '어라이벌(arrival, 북미에서 11월 11일 개봉 예정, 국내 개봉명은 '컨택트' - 왜, 콘택트로 그냥 하지 그랬니? 작명 센스 진짜!)' 에서도 우주 생명체와 에이미 아담스가 접촉을 시도하는데
언제나 이런 '첫번째 접촉' 이야기는 재미있다(영화의 결과나 흥망이 어떻든 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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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평생의 작업이 한순간에 쓸려가버린 것에 대한 안타까움은 없었다. 라인홀트는 인류를 별에 도달시키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런데 막 성공할 찰나에 차디찬 인간에게 초연했던 별이 인류에게로 내려온 것이다. 역사가 숨을 죽이는 순간이었고 빙산이 자신의 모체인 얼어붙은 절벽에서 떨어져 나와 외롭고 당당하게 바다를 항해하듯, 갑자기 현재가 과거로부터 단절되는 순간이었다. 과거의 세월들이 이룩해놓은 것은 이제 무에 지나지 않았다. 라인홀트의 머릿속에서는 오직 하나의 생각만이 메아리치고, 또 메아리치고 있었다.

'인류는 이제 더 이상 혼자가 아니다.'



온갖 종류의 투쟁과 갈등의 종말은 또한 창조적 예술의 실질적인 종말을 뜻하기도 했다. 아마추어든 전문가든 예술가는 많았지만 한 세대 동안 문학, 음악, 회화, 조각 분야에서는 눈에 띄게 탁월한 새로운 작품이 창조되지 않았다. 세상은 여전히 절대 돌아올 수 없는 과거의 영광에 의존하고 있었다.




따라서 인간은 아직도 자신의 행성에 포로로 잡혀 있었다. 지구는 1세기 전에 비해 훨씬 발전했지만, 행성 자체는 더 비좁아졌다. 오버로드들이 전쟁과 기아와 질병을 없애버렸을 때, 그들은 동시에 모험도 파괴해버린 것이다.



그러나 행성 전체를 거대한 놀이터로 만들고 있는 듯한 이 모든 오락과 기분전환거리들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오래되고 해답 없는 질문에 매달릴 시간이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
'우리는 지금 여기에서 어디로 가는 걸까?'



"젊고 또 낭만적인 기질을 가진 사람들 사이에 우주로 나갈 수 없다는 데 약간의 불만을 품은 이가 몇 있다는 건 알고 있소. 하지만 우리가 그렇게 하는 데는 이유가 있소. 우리라고 해서 금지하는 것 자체를 좋아서 그러는 것은 아니오. 약간 불쾌할지도 모르는 비유를 하는 것을 용서해 주기 바라오. 여러분 가운데 석기 시대의 인간이 갑자기 현대 도시에 왔을 때 어떤 느낌을 받을지 생각해 본 적이 있소?"



"별들은 인간만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오."



사람들은 그들이 얼마나 운이 좋았는지 절대 알 수 없을 것이다. 백여 년 동안 인류는 이제까지 어떤 종족도 누리지 못한 행복을 향유했다. 그것은 황금시대였다. 그러나 황금이란 석양의 빛깔, 가을의 빛깔이기도 했다. 오직 캐렐런만이 점점 다가오고 있는 겨울의 세찬 눈보라의 첫 흐느낌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캐렐런만이 황금시대가 얼마나 빠르고 무자비하게 그 종말을 향해 치닫고 있는가를 알고 있었다.



사회란 어떻게 행동할지 예측할 수 없는 개인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기본 자료들을 충분히 모으면, 일정한 법칙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오래 전 생명 보험 회사들이 발견한 그대로다. 아무도 누가 언제 죽을지 알 수 없다. 그러나 죽는 사람들의 총 수는 상당히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



"네, 우리는 산파입니다. 하지만 우리 자신은 아이를 낳을 수가 없습니다."




순간 잰은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저 아래 땅이 있다. 그런데 반짝이는 빛의 목걸이는 어디에 있는가? 인간의 도시들이 반짝이는 광채는 어디에 있는가?'



잰은 더 이상 슬퍼하지 않고 체념한 상태였다. '그래, 이것이 인류의 종말이로구나. 이것이 어떤 예언자도 예측하지 못한 종말이로구나. 낙관론과 비관론 둘 다를 거부하는 종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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