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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대전 z hit: 160
 Company
 황금가지
 Writer
 맥스 브룩스
 Translator
 박산호
 

이 책을 구입하게 된건 순전히 브래드 피트의 영화 'world war z' 때문이었다.
아마존에서 1위를 하고 있을 때에도,
그 어떤 좀비 소설보다 독특하고 독창적이라는 보도를 매체에서 연신 때려댈 때에도
나의 구매욕은 고개를 들지 않았다.
워낙 좀비를 다루는 소설 자체를 기피하는 스타일이기도 하고,
영화를 먼저 보고나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서였다.
영화화 되는 원작들은 대게 영화보다 훨씬 위대하기 마련이니까.

정작 브래드 피트가 이 소설의 판권을 쥐게 되었고(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의 피튀기는-?- 승부에서),
'이제 영화 제작에 들어갔습니다' 라는 빨간 띠지가 이 책에 둘러 쳐져있을 때에야 구입했다.
그리고 영화가 개봉하기 전까지 쟁여 두었다가 영화를 마음껏 감상한 뒤, 이 책을 집어들었던 기억이다.

그만큼 이 책은 뭐랄까..
상상하던 좀비소설의 범주 자체를 붕괴시켜버리는 맥락으로 이루어져 있다.
'기-승-전-결' 이 나름 갖추어진 영화에 비교했을때, 결론부터 시작되고 '전-승-기' 를 마구잡이로 회상하는 구성으로 되어있다.
게다가 좀비 전쟁에서 살아남은 이들의 인터뷰로 쌓아올린 책이다.

마치 인터뷰이들이 '그땐 그랬지' 라며(실제론 회상하는 차원의 문제를 훨씬 뛰어넘는 긴박한 상황들이지만) 있었던 일들에 대한 회고록으로,
목숨을 담보로 단편단편을 뭉뚱그려놓은 책이라고 할까.

그래서 소설의 시점이라던지 하는건 그닥 중요한 문제가 아니고
저자인 '맥스 브룩스(max brooks)' 가 구현해 낸,
좀비로 가득찬 매캐한 화약 냄새가 나는 붕괴된 세상과 좀비들에게 맞서는 '인간' 들의 전쟁통을 얼마나 잘 표현해 냈느냐 하는게 관건인데,
읽고나니 왜 이 책이 해외 쇼핑몰에서 몇주 동안이나 판매량 1위 자리에 올라 있었는지 알것 같았다.

차분하게 정치적인 이야기나 국제 정세를 이야기 하는 대목들은 '아 그래, 그랬어' 하는 감상이었지만,
'생존자' 의 입에서 전해듣는 전시 상황의 이야기들은 어느새 인터뷰어가 되어있는 독자들에게 생생한 현장감을 전해 주고있다는 느낌이다.
(책의 형식 자체가 그러하니까)

아마도 이런 형식의 책은 처음 읽는게 아닌가 싶은데
꽤 괜찮은 시도라고 본다.
'좀비' 라는 특수한 소재가 아닌 이상, 그렇게나 빠져들어 읽지 않게 됐을수도 있다는 단점도 가지고 있지만.





















『우리라면 좀비들을 막을 수 있었겠죠, 그래야 마땅했고, 군인 하나당 총 한자루, 그거면 충분하잖아요, 그렇죠? 직업 군인들에게, 훈련된 저격병들에게, 어떻게 좀비들이 그렇게 빠져나갈 수 있었지? 사람들은 아직도 그 질문을 하죠, 비평가들과 그 자리에 없었던, 탁상공론이나 일삼는 장군들 말이에요. 선생이 생각하기에 그게 그렇게 간단한 일 같아요? 군에서 뺑이 치는 내내 인체의 정중앙을 맞히라는 '훈련' 을 받았다가, 갑자기 총을 쏠 때마다 머리만 맞히는 명사수로 변신한다는 게 가능할 것 같아요? 선생이 생각하기에 그 정신병자들에게 입히는 구속복을 입고, 질식할 것 같은 두건을 쓰고, 총을 장전하거나 막힌 곳을 뚫어 가면서 싸우는게 쉬울 것 같아요? 현대전의 첨단 과학의 모든 겨이가 망신당하는 꼴을 그대로 다 보고, 대공포의 지옥 같은 3개월을 살아온 끝에, 당신이 현실로 알고 있던 모든 일들이 심지어 존재해서도 안 되는 적들에게 산 채로 잡아먹히는 광경을 본 마당에, 우리가 어떻게 빌어먹을 제정신을 차리고 냉정하게 방아쇠를 당길 수 있겠어요?


(중략)


"뭐가 보이나? 사람들이 자기 물건을 팔아먹는 거? 아니야. 사람들은 제군들에게 자신의 상품이 없으면 살 수 없다는 두려움을 팔아먹고 있는거야." 우라지게 정곡을 찌른 말씀이었소, 늙는 게 두렵고, 외로울까봐 두렵고, 실패할까 봐 두려운 것. 두려움이야말로 인간의 가장 근본적인 감정이지. 두려움이 바로 핵심이라는 거요. 인간의 두려움만 건드리면 뭐든 팔아먹을 수 있다. 그게 내 영혼의 진언이었소.
"두려움을 자극하면 팔린다."


(중략)


그래서 어떻게 됐냐고요? 위기가 시작되기 약 한 달 전, 부산에서 첫 번째 발병 사례가 보고되기 전에, 북한이 갑자기 이해할 수 없는 이유를 대면서 모든 외교적인 관계를 끊어 버렸어요. 북한과 남한 양쪽을 잇는 유일한 육상 접속로인 철도가 왜 갑자기 끊겼는지 설명도 하지 않고, 수십 년 동안 만나지 못한 북한에 사는 친지들과의 상봉을 애타게 기다리던 우리 국민들의 꿈을 박살 내면서 관료적 절차 문제라는 군색한 변명만 하더군요. 그 외엔 어떤 설명도 하지 않았죠. 항상 내세우는 '국가 안보' 문제라고 매정하게 내치더군요.』




+
좀비를 흉내내는 멀쩡한 일반인의 이야기와 불시착한 전투기 조종사의 긴박함이 특히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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