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in  Login
name nogun
나는 전설이다 hit: 307
 Company
 황금가지
 Writer
 리처드 매드슨
 Translator
 조영학
 

나는 전설이다

1976년 1월
1976년 3월
1978년 6월
1979년 1월


리처드 매드슨의 단편들

던지기 놀이
아내의 장례식
죽음의 사냥꾼
마녀의 전쟁
루피 댄스
엄마의 방
매드 하우스
장례식
어둠의 주술
전화벨 소리






'20세기에서 빼놓을 수 없는 가장 중요한 작가 - 레이 브래드버리'

'나는 바로 이 작품을 읽고 소설을 쓰기 시작하였다 - 스티븐 킹'



미국의 많은 저명한 사람들이 '리처드 매드슨' 이라는 이름을 두고 찬사를 아낌없이 날린다.
그래봤자 그를 잘 모르는 나같은 사람은 윌 스미스가 주연을 맡은 동명의 영화를 보고나서야 원작 소설이 존재한다는걸 알게됐지만.
여하튼 뭔가 대단한 작가임은 틀림없다는 생각을 이 소설을 읽고 갖게됐다.

원작이 존재하는 영화를 봤을 경우
원작을 알고싶고 읽어보고 싶은 욕구가 들 때가 있고
'원작따위 무슨 상관이람' 이라며 영화로 만족 할 경우가 있다(이 경우는 영화에서 크게 실망했을때가 다분하다).

이 책을 다 읽은 지금은 영화를 보고나서 원작이 궁금해져, 곧바로 책을 구입했지만
시간이 없고 책이 쓸데없이 두껍다는 이유로 방구석에 쳐박아 두었다가 읽을게 더는 없어 가까스로 읽게된 소설이다.
(의외로 단편선도 수록되어 있어 '리처드 매드슨' 의 작품관을 슬몃 엿볼 수 있어 더 좋았달까..)

원작이 존재하는 영화일 경우
원작을 읽은 뒤에 어쩔 수 없이 영화와 원작의 간극을 목도하게 되는데,
우선 영화의 고독한 21세기를 살아가던 '(흑인이었던)로버트 네빌' 과 무슨 시골 촌구석에서 살아가는 '로버트 네빌' 의 이미지가 너무나 달랐고,
목차에서 보이는 것 처럼 시간대 별로 나뉘어진 섹션과 영화의 엔딩과는 전혀 다른 엔딩이 퍽 흥미로웠다.
(읽어보면 왜 소설 -과 영화- 의 제목이 '나는 전설이다' 인지 저절로 알게된다)

'좀비' 가 아닌, '흡혈귀' 로 뒤덮인 세상에 홀로 남겨진 주인공 로버트 네빌은
나름의 방법으로 왜 사람들이 흡혈귀로 변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 치료법은 있는지 홀로 연구하며
정말이지 고독한 몇 년을 보내게 된다.
얼마뒤 생존자를 만나게 되고 운명을 받아들이며 문자 그대로 '전설' 이 된다는 내용의 소설이다.

인간의 외로움과 결핍에 대해 탐닉을 하는 '나는 전설이다' 는, 존경해 마지앖는 '필립 k 딕' 의 소설들과 사뭇 닮아있지만
(실제로 리처드 매드슨이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주제는 편집증, 망상증이라고 한다)
확연한 '기-승-전-결' 과 시간대별로 짜임새있게 쓰여진 스토리, 그리고 전혀 판타지 하지 않은 내용들.
쉽게 말해 '살갗에 느껴지는듯한 사실적인 묘사' 는, pkd의 소설들 보다 훨씬 몇 발치 더 앞서 있다.
그제야 왜 사람들이 '리처드 매드슨' 에게 열광하는지 알게 되었다고 할까.
영화를 재미있게 보았다면 꼭 한번쯤은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는 원작 소설이다.
(어릴적에 매주 금요일 밤마다 이불을 뒤집어쓰고 열광하며 봤던 sbs에서 방영해 주었던 '환상특급' 의 에피소드들도 14편이나 집필했었다는 후문)



던지기 놀이

유원지라면 꼭 있는, 상품이 걸려있는 게임부스에 신경질적인 주인과 의문의 사내가 펼치는 한판의 게임. 짤막한 소설이지만 '환상특급' 을 그대로 옮겨놓았다.



아내의 장례식

곧 있을 아내의 장례식을 위해 장의사를 방문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 결말이 자뭇 섬뜩하다.



죽음의 사냥꾼

읽다보면 영화 '사탄의 인형' 이 떠오르는 소설. 왜 꼭 우리와 친숙한 것들이 공포의 대상이 된다고 생각했을때 몇배나 더 무서운 걸까?



마녀의 전쟁

제목 그대로 마녀와 일반 병사들이 전쟁을 하는 이야기. 잔혹한 삶을 아무렇지도 않게 살아가는 꼬마 마녀들의 이미지를 우리는 이미 여러 영화 속의 클리셰들로 접했다.



루피 댄스

마치 pkd의 '유빅' 의 자매품을 보는 듯한 착각이 드는 소설. 미친세상 속 미친 십대들의 이야기이다.



엄마의 방

대화체가 없어서 그런지 거의 독백처럼 읽히는 소설이다. 어딘가 섬뜩함을 지울 수 없는건 온갖 으유로 점철돼있는 수사법 때문이리라.



매드 하우스

0부터 시작해서 100까지, 그리고 다시 0으로 사그러드는 한 인간의 편집증을 다룬 소설.



장례식

음산하기 짝이없는 몬스터들의 장례를 맡은 장의사의 이야기. 시트콤같다.



어둠의 주술

이승과 저승. 이쪽과 저쪽 사이에 꼭 등장하는 '영매' 에 대한 이야기. 상상속에 있는 음침하고 사악한 영매에 대한 판타지를 건드리는 소설이다.



전화벨 소리

앞서 나왔던 '매드 하우스' 와 비슷한 맥락을 지닌 소설. 어느날 머릿속에서 전화벨이 울리고 머리 속 그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담고있다. 자기 머릿속에서 전화가 온다는 그 남자는 과연 미친걸까 정상인걸까.





이 책을 읽고 리처드 매드슨을 pkd보다 먼저 알았다면(혹은 먼저 알 '기회' 가 있었다면), 분명 pkd보다 리처드 매드슨을 더 좋아하게 됐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sf나 환상소설을 좋아하는 이들을 혹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는 작가다. 지금도 정력적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하니(요새는 sf를 버리고 '윤회' 나 '내세' 에 관한 소설을 쓴다고 한다), 기회가 되면 그의 다른 (이전)작품들도 읽어보고 싶다.


+
'나는 전설이다' 의 영화화는 1964년 '지구 최후의 사나이' 와 1971년 '오메가 맨' 이후로 35년만에 이루어진 일이라고 한다. 재미있는점은 리처드 매드슨은 두 영화 모두 실망을 많이했다는 후문('지구 최후의 사나이' 는 너무 원작에 충실했고, '오메가 맨' 은 너무 원작에 충실하지 않았었다고 한다). 윌 스미스의 '나는 전설이다' 는 그가 어떻게 봤는지 사뭇 궁금해진다.









『그는 부엌으로 들어가 5일간 쌓아 둔 음식 찌꺼기를 싱크대 분쇄기 안으로 밀어 넣었다. 할 일은 많았다. 종이 접시와 그릇들도 태워야 했고, 가구를 청소하고, 싱크대와 욕실, 변기도 닦아야 했으며, 침대보와 베개도 갈아 놓아야 했다. 문제는 전혀 그럴 기분이 아니라는 데 있다.
그는 외로움을 아는 남성이다. 그런데 그런 잡일들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중략)


그는 다시 눈을 감았다. 상황을 어렵게 만드는 것은 여자들이라고 생각했다. 그를 유인해 내기 위해 온갖 음란한 몸짓을 연출해내는 암컷들.
그는 소름이 끼쳤다. 매일 밤 똑같았다. 그는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들었고, 방음 장치에 대해 고민했으며, 그러다가 결국 여자들에게 생각이 미치는 것이다.


(중략)


그는 위스키를 한 모금 홀짝거리고 눈을 감았다. 차가운 액체가 식도를 간질이며 내려가 위를 후끈하게 만들었다. 사실이고말고. 그는 생각했다. 하지만 살아서 그 사실을 목격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아니, 어쩌면 알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단지 믿을 수 없었던 것이리라.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는가? 그건 착각이어야 했고, 헛소문이어야 했다. 결코 실존해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과학이 전설을 따라잡지 못했기 때문에 전설이 과학을 통째로 삼켜버리고 만 것이다.


(중략)


이슬람의 흡혈귀도 십자가를 무서워할까?


(중략)


박테리아 역시 흡혈귀의 해답이 될 수 있다.
모든 것이 해답이 될 수 있다.


(중략)


질병의 전파속도는 상상 이상이었다. 흡혈귀들의 공격만으로 그런 속도가 나올 수 있을까? 그것도 심야의 기습만으로? 개소리!
문득 기발한 의문이 떠올랐다. 만일 박테리아를 인정하기만 하면 이 엄청난 감연 속도와 기하학적인 감연 범위가 설명될 수 있기라도 한다는 것일까?


(중략)


"나도...... 당신을 믿고 싶소."
"그래요?"
그녀가 물었다. 다시 복통이 일어나는지 그녀는 숨을 몰아 쉬며 허리를 굽혔다. 뿌드득 하고 이 가는 소리가 들렸다. 로버트 네빌은 더 많은 호의를 보여 주지 못하는 자신을 원망하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죽음에서 돌아오기에는 감정이란 너무나 허약한 존재인 모양이다. 이미 감정을 소진해 버린 그의 가슴은 텅 빈 캐비닛처럼 공허함으로 가득했다.』


                                                                                      - 나는 전설이다



『다시 1분이 지났다. 발길질과 몸부림은 멎었고 비명 소리도 거의 잦아들었다. 불타는 냄새가 부엌을 가득 메웠고 회색 연기가 자욱하게 허공을 떠돌았다. 이제 사람들이 연기를 보겠지? 그녀가 중얼거렸다. 이제 다 끝났어. 사람들이 와서 구해 줄 거야. 정작 필요할 때는 코빼기도 안 보이는 사람들......』


                                                                                      - 죽음의 사냥꾼



『루프(lup: lifeless undead phenomenon): 이 생리학적 기현상은 전쟁 중에 발견되었다. 생화학전이 있은 후 수많은 전사자들이 있어나 발작적인 선회 운동을 하는 것이 목격되었는데, 이는 후에 루피(loopy) 춤으로 불리게 된다. 이 특별한 병원균 스프레이는 현재 정제되고 제품화되어 제한적으로 사용이 허가되어 있다. 단 엄격한 자격증과 감독하에서만 법적으로 인정된다.』


                                                                                      -루피 댄스



『그는 문득 눈을 감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또 시작이다. 그가 억누르려 할 때마다 그의 병은 더욱더 그를 폭력적으로 몰아가려 했다. 좌절, 잃어버린 야망. 인생은 그렇게 망가졌다. 삶 구석구석마다 고통을 심어 놓고, 식욕을 망치고, 잠을 부수고, 사랑을 파괴해 버린 것이다.


(중략)


이봐, 은행에 있는 잔고라고는 123달러 89센트뿐이라고. 어디선가 비웃는 소리가 들렸다. 그는 그를 못 쓰는 이유가 돈 때문이라고 했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는 글을 쓴다는 행위 자체가 의심스럽기도 했다. 아무리 부정하려 해도 그런 식의 의심은 툭 하면 나타나 그를 괴롭혔다. 적어도 남아도는 시간이 아침마다 네 시간은 되었어. 그 말은 한이 맺힌 유령처럼 되풀이되었다. 수천 페이지는 쓸 수 있었잖아? 그동안 뭐한 거야?


(중략)


하지만 그 모든 자극에도 불구하고 글은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했다. 타자기에 꽂힌 종이는 언제나 백지였다. 단어는 거치적거렸고 플롯은 나올 때부터 악취가 진동했으며 등장인물들은 그의 손아귀를 교묘히 빠져나가 채 그리지도 못한 배경 뒤에서 키득거리며 그를 비웃어 댔다.


(중략)


길을 걸으며 자신이 마치 돛 없는 배 같다는 생각을 했다. 하릴 없이 파도에 흔들려야 하는 그런 배 말이다. 그는 조국과 세계로부터도 추방당했지만 여전히 이 도시에조차 닿지 못하고 있었다. 누군가가 유령이라고 손가락질이라도 하면, 아마 그럴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 매드 하우스



『그는 손을 뻗어 오닉스 홀더에서 황금 펜을 꺼낸 다음, 왼쪽 손가락 두 개로는 책상 위 상아 상자에 있는 신청서 양식을 집어 들었다. 그는 고통스러운 질문을 할 때가 되었다는 듯 정말로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돌아가신 분의 성함이 어떻게 되시는지요?"
"애스퍼."
사내가 대답했다.
실크라인이 올려다보며 공손한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친척 분이시군요."
"본인입니다."
"잠깐만요. 지금 선생님께서......"
"그래요, 나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 장례식



『밀만은 어둠 속에 똑바로 누워 있었다. 머릿속에서 벨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어떻게든 그 소리를 머추게 하고 싶었다. 팔머의 제안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난감했다. 분명 의사가 하기에는 어울리지 않는 조언이었다.
전화벨 소리......
전화벨 소리가 계속 울렸다. 밀만은 진짜로 수화기를 들기라도 할 듯 왼팔을 움찔거렸다. 하지만 벨 소리가 탁자 위에서 들리지 않는 것만은 분명했다.
그는 충동적으로 머릿속에 전화기를 그렸고 수화기를 집어 드는 왼손도 상상했다.
"여보세요."
그가 큰 소리로 외쳤다.
"이런, 드디어 전화를 받으셨군."』


                                                                                      - 전화벨 소리





List       

Copyright 1999-2018 Zeroboard / skin by freshce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