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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nogun
1984 hit: 65
 Company
 민음사
 Writer
 조지 오웰
 Translator
 정회성
 

'동물농장' 과 더불어 조지 오웰을 대표하는 소설.

워낙 어릴적부터 책과 담을 쌓고 살아서 이런 류의 고전(?) 소설들을 접할 기회가 적었다. 이제서라도 하나하나 읽어가는게 다행이라고 여기는 삶을 살고있다.

이 책은 그 유명한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 가 모티브를 따온 책으로 유명하다. 그래서 알아보고 읽어보고 싶던 책이다. 실질적으로 1q84와 본작이 그렇게 많이 비슷한 점은 없지만 해변의 카프카 때도 그렇고 하루키는 본인이 좋아하는 작가들에게 그런식으로 헌사를 하는구나 싶었다.

이 책은 거대한 지배 체제하에 놓인 개인이 어떻게 저항하고 어떻게 파멸해 가는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디스토피아 소설이다.
초반부, 전체주의 사회인 오세아니아의 배경을 세세하게 그려낸 부분에 박수를 보내고 싶고, 중반부 부터 주인공 윈스턴이 사랑의 도피를 꿈꾸며 하루하루 위태롭게 살아가는 모습에 '대체 누구에게 적발될 것인가(줄리아? 캐서린?? 오브라이언???)' 를 두고 꽤 흥미진진하게 읽어내려갔다.

다만 극중에 등장하는 윈스턴을 제외한 모든 등장인물을 의심하게되는 흥미진진한 초-중반부에 비해 후반부로 갈수록 집중도가 떨어지는건 어쩔 수가 없었다. 나약한 한 개인의 처절한 실태는 지극히 현실적이었고, 단 몇 줄의 텍스트로 허망하게 끝나버리는 엔딩은 희망이라는 단어가 무색해질 정도로 무심했다.

그리고 1984의 상징이라고도 할 수 있는 '빅 브라더' 의 존재가 책을 읽다보면 충분히 예상 가능하고, 기대와는 다르게 의외로 너무 단조롭게 구현되지 않았나 하는 점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무엇보다 점차 변화되고 있는 지금의 한국 사회, 나아가 세계 정세와도 크게 다를것 없는 시대적 배경이 소름끼치도록 무서웠다. 거의 묵시록같은 내용을 담고 있는데, 약간 극단적이긴 하지만 하나의 예언서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무시무시하다.
(게임 하프라이프2의 배경이 자꾸만 생각났다. 그리고 우리가 보고 들은 북한의 실상과 별반 다르지 않은 현실이 참담했다)

극의 배경과 주인공의 심리 상태를 따라가다 보면 책을 읽는 이 마저도 극심한 편집증에 시달리게 되지 않을까 하는 괜찮은 작품이다.


+
책 디자인이 약간 촌스러워서 지하철 같은 곳에서 읽다보면 사람들이 두번씩 쳐다보곤 했다.







































제 1부


『윈스턴의 등 뒤에 있는 텔레스크린에서는 아직도 무쇠와 제9차 3개년 계획의 초과 달성에 대해서 지껄이고 있었다. 텔레스크린은 수신과 송신을 동시에 행한다. 이 기계는 윈스턴이 내는 소리가 아무리 작아도 낱낱이 포착한다. 더욱이 그가 이 금속판의 감시 범위 안에 들어 있는 한, 그의 일거일동은 다 보이고 들린다. 물론 언제 감시를 받고 있는지 알 수는 없다. 사상경찰이 개개인에 대한 감시를 얼마나 자주, 그리고 어떤 방법으로 행하는지는 단지 추측만 할 수 있을 뿐이다. 어쩌면 사상경찰이 항상 모든 사람을 감시한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아무튼 그들은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감시의 선을 꽂을 수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신이 내는 소리가 모두 도청을 당하고, 캄캄한 때 외에는 동작 하나하나까지 감시당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며 살아야 했는데, 오랜 세월 그렇게 하다 보니 어느새 그런 생활이 본능적인 습관이 되어 버렸다.

(중략)

전쟁은 평화
자유는 예속
무지는 힘

(중략)

'이 분 증오'가 끔찍한 것은 의무적으로 참가해야 하기 때문이 아니다. 저절로 거기에 휘말려들기 때문에 끔찍한 것이다. 일단 휘말려들면 삼십 초도 안 되어 어떤 억제도 소용없게 된다. 공포와 복수심에의 무서운 도취, 큼직한 쇠망치로 때리고, 고문하고, 얼굴을 깨부수어 죽이고 싶은 욕망이 전류처럼 모든 사람들에게 흘러 들어가서 뜻하지 않은 사람조차 오만상을 찌푸린 채 비명을 지르는 광적인 상태에 빠져버린다.

(중략)

빅 브라더를 타도하자
빅 브라더를 타도하자
빅 브라더를 타도하자
빅 브라더를 타도하자

(중략)

거리 저쪽에서 찢어진 포스터가 바람에 펄럭여 '영사'란 글자가 보이다 안 보이다 했다. '영사'. '영사'의 신성한 강령, 신어, 이중사고, 과거의 무상함...... 윈스턴은 마치 기괴한 세계에서 자신도 괴물이 되어 길을 잃은 채 깊은 바닷속을 헤매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 그는 혼자였다. 과거는 죽었고, 미래는 예측할 수 없었다. '지금 살아 있는 사람 중 단 한 명이라도 내 편이 있을까? 당의 통치가 영원히 지속되지 못하리란 걸 도대체 어떻게 알 수 있단 말인가?' 그에 대한 대답이라도 하듯, 진리부의 하얀 건물에 나붙은 세 가지 슬로건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중략)

사상죄는 죽음을 수반하는 게 아니다.
사상죄는 죽음 그 자체이다.

(중략)

'과거를 지배하는 자는 미래를 지배한다. 현재를 지배하는 자는 과거를 지배한다.'

(중략)

윈스턴은 자신이 밀어 넣은 것들이 전송관을 거쳐 보이지 않는 미로 속으로 들어가고 나면, 그 다음에는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지 자세히는 아니더라도 대강은 알고 있었다. 먼저 <타임스>의 해당 호에 필요한 정정된 기사들을 모두 수집하여 대조한다. 그리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신문을 다시 인쇄한다. 그런 다음 원래의 신문을 폐기하고 정정된 기사가 실린 새 신문을 신문철에 꽂는다. 이 같은 과정은 신문뿐만 아니라 일반 서적, 정기간행물, 팸플릿, 포스터, 전단, 영화, 녹음페이프, 만화, 사진 등 조금이라도 정치적-사상적 색채를 띠는 것이라면 문학이든 기록이든 상관없이 그 모든 것에 적용이 되었다. 그리하여 매일 매 순간 과거는 현재의 것이 되곤 했다. 이런 식으로 당이 예언한 모든 것들은 문서상으로 증명되고, 그때그때의 필요에 맞지 않는 기사나 의견은 기록에서 영구히 삭제되었다. 말하자면 모든 역사는 필요에 따라 깨끗이 지우고 다시 고쳐 쓰는 양피지 위의 글씨와도 같은 것이었다. 일단 그 모든 과정이 완료되면, 어떤 경우에도 거기에 허위가 섞여있다고 주장할 수도, 증명할 수도 없었다.』



제 2부


당신을 사랑합니다.

(중략)

그녀의 말에 의하면 성본능은 당의 통제를 벗어나 그 자체의 세계를 구축하므로 당은 무슨 수를 써서든 그것을 파괴하려 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성욕을 박탈하면 히스테리를 유발하기 때문에 당의 입장에서는 이를 전투열과 지도자 숭배로 전환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녀는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섹스를 하면 힘이 빠지고, 그 다음엔 행복감에 젖어서 무엇에게든 욕을 하거나 저주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게 되는데, 그들은 그런 상태를 용납할 수 없다는 거예요. 그들은 사람들이 언제나 정력으로 똘똘 뭉쳐 있기를 워해요. 행진을 하고, 함성을 지르고, 깃발을 흔드는 것들은 모두 섹스의 변종일 뿐이에요. 행복감을 느끼면 뭣 하러 '빅 브라더' 나 '삼 개년 계획'이나 '이 분 증오'나 그 밖의 썩어 빠진 그들의 의식에 그처럼 열을 올리겠어요?"

(중략)

그는 그녀를 이해시키려고 애썼다.
"이건 예외적인 경우야. 사람이 죽는 문제하고는 달라. 당신은 어제를 비롯한 과거가 깡그리 지워지고 있다는 걸 알고 있어? 아직 과거가 어딘가에 남아 있다 하더라도 그건 저 유리 덩어리처럼 아무 말도 전하지 못하는 물체일 뿐이야. 이미 우리는 혁명 당시와 그 이전의 시대에 대해서는 아는 게 하나도 없어. 모든 기록은 폐기되거나 날조되었고, 책이란 책은 모두 다시 쓰여졌으며, 모든 그림도 다시 그러졌어. 또 모든 동상과 거리와 건물에는 새 이름이 붙었고, 역사적인 날짜마저 모두 새롭게 고쳐졌지. 물론 이런 작업은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 행해지고 있어. 한마디로 역사는 정지해 버린 거야. 이젠 당이 항상 옳다고 하는 이 끝없는 현재 이외에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아. 물론 나는 과거가 날조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지. 하지만 나 자신이 날조 행위를 하면서도 내게는 이것을 증명할 길이 전혀 없어. 일단 날조되고 나면 그 어떤 증거물도 남아 있지 않게 되니까. 결국 유일한 증거는 내 기억 속에 남아 있을 뿐인데, 과연 사람들이 내 기억을 믿어주기나 할까?"

(중략)

미래는 살아 있는 사람의 것이다. 누구든 노동자들이 육체로 살아남듯 정신으로 살아남는다면, 그리고 둘 더하기 둘은 넷이라는 은밀한 법칙을 전달할 수 있다면 미래의 세계에 참여할 수 있으리라.
"우리는 죽은 사람이야."
윈스턴이 말했다.
"우리는 죽은 사람이에요."
줄리아도 따라했다.
"너희들은 죽은 사람이다."
그들 뒤에서 금속성의 음성이 들렸다.』



제 3부


『"진정한 권력, 우리가 밤낮으로 추구해야 하는 권력은 물질에 대한 권력이 아니고 인간에 대한 권력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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